한국타이어, 모델솔루션 인수… 조현범 스타트업 투자 '노림수'

686억에 경영권 포함 지분 75%
금형·사출업체 삼성 핵심 협력사
실리콘밸리 고객 활용… 해외투자


[ 이동훈 기자 ] 한국타이어가 영국 전자부품회사 레어드의 첨단 디지털 프로토타입 솔루션 업체 모델솔루션을 인수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이 회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래 유망기술에 대한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타이어는 11일 레어드가 갖고 있는 지분 51%와 국내 사모펀드(PEF)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49%) 중 24%를 사들여 모델솔루션 지분 75%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총 인수금액은 686억원이다.

모델솔루션은 1993년 설립돼 정보기술(IT) 단말기와 의료기기 등 신제품 출시 이전 시제품에 대한 디자인과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2007년 사업에 나선 이후 약 420개 회사와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시제품 외형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 매출의 25% 이상이 삼성전자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은 508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이었다.

모델솔루션은 한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만 디자이너와 전문기술자들은 대부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고 있다. 420개 고객사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실리콘밸리 첨단 기술기업이거나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구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이 회사 고객이다.

모델솔루션 인수에는 해외 유망 기술을 확보하려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모델솔루션은 다양한 시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만큼 IT 기업과 스타트업들의 기술개발 동향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모델솔루션 매각은 영국에 본사를 둔 독립계 IB인 BDA파트너스가 맡아 진행했다.

레어드는 무선기기에 사용되는 칩과 안테나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삼성전자 납품 기회를 잡기 위해 2014년 모델솔루션을 사들였다. 최근 글로벌 PEF인 어드벤트에 팔리면서 비핵심자산 처분의 일환으로 모델솔루션을 매각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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